우리의 고문관은 차마 답장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어린 소녀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지도 모르고 또한 만약 만나서 자유인( 생긴게 제멋대로)이면 어떡할까등등.....
그러기에 앞서 수해복구 현장에서 보았던 묘령의 아가씨 때문이었을게다.
아 ! 님이여.
하지만 늑대의 마음은 간사한 것.
그동안 쌓여있던 편지를 대하니 살며시 연민의 정이 솟는게 아닌가.
에라 모르겠다.
"성의가 괘씸하니 마지막으로 답장 한번 하자"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우리의 고문관은 힘주어 붓펜을 들었다.
근데 왠걸.
쓰다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사실은 나두 쬐끔 외로웠거든.
알잖아.
전역 2-3개월 남겨놓은 그 심정을.....


희야 !
그동안 이 아저씨는 야외 훈련때문에 부대를 떠나있어 이제야 답장을 하게되어 너무나 미안하구나.( 생공갈임 )
또한 그동안의 네소식에 솔직히 기뻤고.
어쩌구 저쩌구.......
그럼 GOOD BYE.


< 답 장 >
아저씨 아니 오빠 !
이제부터는 제가 오빠라고 부르면 안될까요.
아니 부를께요.
오-빠 !
........................
그리고  사진 한장 부탁드리면 안될까요.
.......................
오빠. 안녕히 계세요.



여기서 우리의 고문관 당황하다.
사진을 보내주라는데 어떡하면 좋노.
보내줄까 아니면 말까.
안되지.
내 미모의 비밀을 무슨일이 있어도 지켜야된다.
우리의 고문관은 전역할때까지 혼자서 이 비밀을 지키기로 결심했고 또한 지켜 버렸다.
장하다.고문관.

그리고 세월은 흘러 마지막 훈련 및 작전도 무사히 마치고 우리의 고문관의 전역이 다가왔다.
벌써 한해를 정리하는 12월.
그동안에 그 소녀와 주고 받은 편지도 약 40여통이 됬다.
참고로 이 소녀의 은거지는 ?
대한민국 충청도 수해복구 지역임.

그 소녀로부터 연락이 왔다.
0000년 1월 1일 대망의 새해 첫날에 만나자고.....
(그 소녀는 고문관의 전역일자를 알고 있었다 - 우리의 고문관은 입이 열개나 됬으므로)
덜-컥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