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1일부로 특수임무단 정찰대장 보직을 받을 당시 부대는 개편과 관련해 전출 및 보직 이동 등으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또한 동티모르 1진 병력이 복귀함으로써 부대는 더욱 복잡하고 교육훈련도 계획대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부대 개편과 동시에 전·후임자 인수·인계 등 많은 간부의 보직 이동이 있었으며 개편으로 인한 여러 가지 변화는 간부와 팀원 간의 갈등도 가져왔다.

이러한 부대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예전의 특전사 최강·최고의 부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특전사에 맞는 기본틀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했다.

첫째, 적극적인 부대 환경 개선 노력.

인간은 환경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뀌게 되고 군대는 지휘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부대 운영의 성패가 좌우되므로 제일 먼저 부대공간을 활용, 부대의 혼을 느낄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환경 개선 작업을 실시했다.

정서가 메말라 있는 부대원들의 마음부터 바꾸기 위해 대원들만의 휴게실을 마련, 휴식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해주었다.

이렇게 하니 자연히 팀원들 간의 문제점을 스스로 풀고 흉금 없는 대화를 통해 전우애가 생기고 눈에 띄게 팀이 단결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둘째, 부사관들의 권위 신장 노력.

장교를 제외한 부대원 전원이 부사관으로 편성돼 있고 부사관들의 권위가 보장되지 않고서는 최강의 전투력 발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행정보급관실을 별도로 마련했다. 그 결과 부사관들만의 대화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아침 회의시에도 짝·홀수 일로 구분, 중대장 및 부중대장들과 팀 선임담당관을 교대로 참석케 함으로써 간부로서 부대업무의 흐름을 파악해 부대발전에 동참토록 하고 계급 간의 구분을 두지 않았다.

셋째, 일일 단위 팀원들에 대한 신상 파악 노력.

부임 초기 각 중대장으로부터 별도의 업무보고를 받지 않고 팀원들에 대한 매일 신상변동 사항만 보고받았으며, 환자, 임무를 소홀히 하는 대원 등 부대단결과 팀워크에 영향을 미치는 병력에 대해서는 직접 관리했다. 그리고 중대장으로 하여금 중대의 문제점을 파악케 해 중대장과 팀 선임담당관이 함께 개선할 수 있도록 지시하고 병력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넷째, 간부들의 자기 계발을 위한 환경 조성 노력.

특전부대는 특성상 어떠한 임무도 수행 가능한 전투준비와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임기응변의 전투 능력이 요구되므로 간부 자기 계발은 특전부대원에게 필수요소임이 틀림없다.

따라서 매일 아침 상황보고시 한자·영어를 전 간부가 공부하고 한 달에 양서 한 권씩 읽고 독후감을 발표케 했다. 그 결과 18명의 대원들이 한자 자격증 시험에 응시, 15명이 합격하고 부사관 중 7명은 영내에 개설된 대학에서 각자 전공과목에 대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다섯째, 신앙을 통한 정신전력화에 전 대원 동참.

부임 초기부터 대원들에게 1인 1종교 갖기를 적극 권장한 결과 지금은 대원 모두가 3개 종파별로 종교활동을 하고 있다. 신앙을 통한 정신전력화에 전 대원이 적극 동참함으로써 인격 도야와 상호간의 유대를 증진했을 뿐만 아니라 자아성찰과 심성 순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고 부대 적응 및 사고 예방에도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왔다.

신앙을 통한 정신전력 강화는 적지에서 위기시 홀로 생존해야 할 특전부대원들에게는 전투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우고 충성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또한 신앙심을 통해 임무 수행 때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추구하는 이상이 다른 대원들을 더욱 단결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팀 단결력 강화.

나는 가능하면 대원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 회의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는 대원들과 똑같이 뛰고 호흡하면서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지시보다 스스로 알아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준비부터 결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팀에 믿고 맡겼다.

또한 부대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부하들이 무료함을 느끼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특전부대원은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따라서 내무실에서 팀 단위 결산보다 지휘관 시간을 이용, 전 대원이 참가하는 축구경기를 통해 서로 전우애를 느끼고 잘하든 못하든 팀이 단합해 최선을 다함으로써 사기와 단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노력 끝에 결국 부대는 사령부 대테러 측정에서 2000년 후반기 우수부대에 이어 2001년 전반기에는 월등한 기량으로 다른 여단 정찰대를 제치고 최우수 부대로 선정됐으며, 사령부 전투지휘 검열시에는 사령부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성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모든 대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최선을 다한 결과 육군참모총장상을 비롯, 육탄 10용사상 등을 수상했다. 부대 개편 후 1년 남짓한 기간에 지휘관을 중심으로 똘똘뭉쳐 `안되면 되게 하라'라는 특전정신을 기초로 전 대원이 인화단결로 교육훈련에는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변화에 과감히 도전하는 등 꾸준히 노력한 결과 적잖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특전부대라고 해서 처음부터 체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저절로 사격술이 향상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지휘관과 대원들이 하나가 되어 부단한 노력을 통해 얻어낸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육군특전사 특수임무단 소령 김태민〉

국방일보 2003/2/1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