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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특수부대〈7〉- 美육군 160특수작전 항공연대



<국방일보 10월19일자>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은 1980년 3월 특수부대 투입을 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다섯달 전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직원 등 자국인 53명이 이란 혁명군에게 인질로 억류되자 무력에 의하지 않고 외교력으로 해결하려고 끈질기게 노력했지만 무의에 그치고 말았다. 더구나 그는 재선을 위한 정치전투를 앞두고 있었다.

작전은 그때까지 외부에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델타포스'와 `레인저' 등 미군의 특수부대가 항공기를 이용해 야간에 은밀히 침투, 강습한 후 인질을 데려오는 것. 오만기지와 인도양 상의 항공모함 니미츠로부터 테헤란까지는 600마일이 넘는 거리.
마침내 그해 4월 작전이 개시됐다. 니미츠에 있는 RH-53D헬기 8대와 오만기지의 MC-130기 4대, EC-130기 3대, AC-130기 3대, C-141기 2대가 각각 이란을 향해 발진했다.

그러나 출발부터 삐꺽거렸다. 양호할 것이라는 기상예보와는 달리 시야를 가릴 정도의 모래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때문에 데저트 원까지 가는 도중 헬기 한 대가 회항하는 등 3대가 작전에 더 이상 참여할 수 없었다. 소요시간도 1시간이나 잘못됐다. 더욱 나빴던 것은 중간 기착지서 이륙하던 헬기가 갑자기 수송기를 향해 곤두박질쳐버린 것이었다. 작전은 여기서 끝장이 났다.

이른바 `독수리 발톱'이라고 불린 이 특수작전으로 최강을 자랑하던 미국은 베트남전에 이어 또 한 번 망신을 당했다. 작전경과를 살펴본 결과 실패의 원인이 항공기 운용에 있었음이 확인됐다. 헬기로 날아가기에는 테헤란은 너무 멀었다. 더욱이 사막에서의 저고도 야간비행은 조종사들에게 익숙한 환경이 아니었다.

특수작전은 적합한 시기에 적합한 작전요소들의 적합한 운용을 요구한다. 이것은 특수부대팀은 항상 번개처럼 빠른 기동을 준비해야만 한다는 뜻을 포함한다. 이 작전에서 헬기와 조종사는 이에 부응하지못했다.
펜타곤은 향후 작전을 위해서라도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만 했다. 그것은 바다와 육지, 산과 사막, 어떠한 환경에서도 항공기를 능숙하게 운용할 조종사, 특히 야간비행, 근접시 항공공격력까지 겸비한 만능 조종사를 양성하는 것이었다.

`밤의 추적자(Night Stalkers)', 미 육군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SOAR)는 이렇게 탄생했다. 미 육군은 먼저 229항공대대와 159항공대대에서 우수한 조종사를 불러모아 집중적인 저공비행, 야간비행 등의 특수비행훈련에 돌입했다. 이들은 곧 육군 제1의 야간비행항공부대가 되었으며 육군의 유일한 특수작전항공부대가 되었다. 이때 이들은 제160 태스크포스로 알려졌고, 1981년 10월 제160대대로 새롭게 발을 내디뎠다. 이어 1990년 5월 16일 지금의 연대로 확대 편성, 육군특수작전사령부에 배속되었으며 이와 함께 흔히 `통특사'라고 일컫는 미 특수작전사령부 예하 `합동특수작전사령부'의 일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연대가 운용하는 항공기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500MD 계열의 OH-6 경정찰헬기를 개량한 AH/MH-6 리틀버드, MH-60 블랙호크, MH-47 시누크가 있다. 이 헬기들은 최첨단 항법장비와 함께 기종에 따라 40㎜ 기관포, 로켓탄, 헬파이어 미사일 등 근접항공지원을 위한 화기를 장착하고 있다.
임무는 한 마디로 특수작전부대에 대한 항공지원이다. 하명된 특수작전을 직접적으로 수행할 델타포스나 레인저 등 특수부대원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완벽히 수송하는 외에 무장된 기관포 등으로 특수부대원들의 원활한 임무수행을 지원하는 것이다.

연대는 1988년 다른 특수작전부대와 함께 아프리카 어느 한 곳에 배치된 구 소련의 Mi-24 공격헬기의 주요 부분을 가져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작전에서 MH-47기 조종사 2명은 외부의 항공지원도 없이 눈앞을 가리는 모래바람을 뚫고 490마일을 비행하는 탁월한 임무수행능력을 과시했다.

1989년 12월 연대는 파나마감옥에 구금돼 있는 쿠르트 뮤즈를 구출하는 작전에서 그 역량을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 특별히 개조한 AH-6기는 2명의 조종사 외에 4명의 델타포스 대원을 탑승시킬 수 있었다.

작전에 투입된 AH-6기는 감옥 상공에 이르자 기관포와 로켓으로 주위를 강타하는 가운데 델타포스 대원들을 감옥지붕에 안착시켰다. AH-6기 한 대가 비록 적의 총탄에 맞아 동체 착륙하는 예기치 않은 일도 벌어졌지만 다른 헬기들은 AC-130기 등과 함께 저공비행으로 근접지원 공격을 지속적으로 펴면서 델타포스가 구해온 뮤즈를 태우고 탈출할 수 있었다.

연대는 창설 이후 이렇듯 수많은 특수작전에서 델타포스, 네이비 SEAL, 레인저 등 특수작전부대의 발과 날개가 되었으며 동시에 강력한 화력 지원자로 자리를 확고히했다. 이들의 참여가 없는 특수작전이란 있을 수 없게 됐다.
`독수리 발톱 작전'처럼 중간에 취소된 사례도 없었다.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 나이트 스토커들은 `밤의 추적자에게 중단이란 없다'는 그들의 모토가 허언이 아님을 증명해온 것이다.
이번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이들의 활약상은 이미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